분회활동

스승의날 비정규교수종합대책수립촉구 기자회견       

기자회견문

스승의 날을 맞아 새 정부에 당당하게 요구한다.

1,000만 명의 스승,

10만 명의 비정규교수에 대한 종합대책을 수립하라!

연구보수, 생활임금, 퇴직금, 직장건강보험, 공간, 참정권을 즉각 제공하라!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위한 촛불항쟁이 있었다.

불의한 박근혜 정권이 쫓겨나고 조기대선이 실시되었다. 정권이 교체되었다. 검찰이 아닌 교수가 민정수석으로 임명되는 시기, 변화에 대한 열망과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인수위를 둘 수 없는 상황이라 앞으로 한 달 정도 활동할 대통령직속 기획자문위원회 구성이 중요하다. 거기서 국정운영의 청사진이 그려질 것이다. 또 다른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 구성도 중요하다. 교육적폐 청산과 교육혁명을 위해서는 잘못된 교육제도를 혁파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의 대표적 교육적폐 중 하나는 대학시간강사제도이다. 이 악습은 1962년에 박정희 군부정권이 도입하였다. 교수·연구자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아예 시간강사법을 만들고 개악하여 교수직의 비정규직화를 꾀하였다가 저항에 직면한 바 있다.

고용불안과 저임금을 강요하는 시간강사제도로 인해 지난 55년간 학교 비정규교원 문제가 확대재생산 되고 있다. 처음에는 대학시간강사 수의 증가로, 다음에는 겸임교수나 초빙교수 및 강의전담교수 등의 각종 비전임교원 분화로, 그 다음으로는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제도 도입과 확대로 대학 비정규교원 문제가 심각해졌다. 한편으로 초·중등학교에도 기간제교사제도로 시작하여 지금은 돌봄노동교사나 영어전문강사 등의 시간강사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 정권 하에서는 호시탐탐 시간제교원과 시간제공무원 도입까지 시도되었다. 이처럼 대학시간강사제도의 문제점은 마치 암세포처럼 다른 쪽에도 전이되어 각종 비정규교원제도를 만들고 상황을 안 좋게 만들어가고 있다. 이 암세포를 도려내지 않는 한, 교육의 미래는 없다. 교육의 질은 상당부분 교원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교원을 극단적인 고용불안과 저임금 상태로 내몰면서 어떻게 4차산업혁명이나 혁신교육 그리고 평생교육강화를 외칠 수 있단 말인가.

대학 비정규교수들이 겪는 부당함과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몇 사람의 의지만으로 쉽게 풀릴 일도 아니고 단번에 모든 걸 해결하기도 어렵다. 그렇기에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고용안정과 교원법적지위 부여가 중요하다. 다만, 이는 법적 변화가 요구되는 세밀한 과제이고 지금까지 오랫동안 다루어왔기에, 스승의 날을 맞아 오늘은 시급한 과제 몇 가지를 우선적으로 제시하려 한다.

첫째, 정부와 국회는 국가교육회의와 국회 상임위에 고등교육특위를 만들고 그 안에 비정규교원대책소위를 구성하라. 시간강사법을 폐기하고 올바른 대체입법을 하라.

201512월 시간강사법 시행 유예를 세 번째로 의결하면서 국회 교문위에서는, 비정규교수특위라도 만들어서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의 제안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20172월 조승래 의원을 당내 교육특위장으로 내정하고 대학공공성공동대책위원회와 정책협의회를 갖기도 하였다.

20174월 대선 정국에서 사회적교육위원회가 보낸 질의에 대하여 문재인 후보 진영은, “(연구강의교수제에 대하여)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시간강사의 신분보장과 처우개선을 위해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대학의 전임교원 확충 역시 절실한 문제. 고등교육재정 확충 및 대학 개혁 틀 속에서 함께 검토하여 추진. 명칭과 역할에 대해서는 합의 필요라고 답변하였다.

같은 달 대학공공성공동대책위원회의 질의에 대해서는 국립대부터 우선적으로 교원확보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비정규 교원 문제의 경우 현재 국회에 정부 발의로 고등교육법 개정법률안이 제출되어 있습니다. 해당 법률안을 둘러싸고 여러 이견이 있음을 잘 알고 있고 공론의 장에서 논의할 예정입니다. 또한 비정규교원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사립대학 비정규교원 처우개선 사업비를 신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답변해 왔다.

이제 답변을 한 문재인 후보는 대통령이 되었고 더불어민주당은 책임 있는 여당이 되었다. 우리는 국민과의 신뢰를 강조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시급한 대처가 필요한 시간강사법에 대하여 올바른 입장을 취해 줄 것을 바란다. 하루빨리 정부와 국회에 관련 기구를 만들어 우리와 정책협의 및 공개토론회를 할 것을 요구한다.

둘째, 정부와 국회는 비정규교수가 교육과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예산을 배정하여 지원하라.

독일에서는 대학생에게도 연구보수를 지급한다. 공부하는 노동을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정규교수들에게는 대학이 연구비를 지급한다. 대학원생들에게도 장학금의 형태로 지원금을 준다. 하지만 정작 대학에서 강의하고 연구하는 비정규교수에게는 정부나 대학 그 누구도 연구보수를 지급하지 않는다. 교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10만 명의 비정규교수에게 일정 금액의 연구보수를 매월 지급하여 무임금 방학 이라는 보리고개를 더 이상 겪지 않도록 조치하라. 연구와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라. 또한 정부가 임금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재정을 지원하여 강의료가 생활임금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라. 현재의 강의료로는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 어렵다. 이렇게 교육과 연구에 전념하는 사람들을 천대해서는 이 나라의 미래가 암울하다. 더 이상 이게 나라냐, 이게 대학이냐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비상식적인 차별과 고통을 강요당하는 비정규교수의 권리를 신장하는 조치를 즉각 취하라.

셋째, 비정규교수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라. 구조조정의 시대, 이미 시간강사법 제정과 전임교원강의담당비율지표 만으로도 수천 명의 시간강사가 일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이들에게 퇴직금을 준 곳은 없다. 퇴직금 관련법의 맹점(1주일 15시간 이상 노동, 1년 이상 근무 등)을 활용해 각 대학들은 수십 년 간 시간강사를 착취하다가 연금은커녕 퇴직금도 안 주고 내쫓고 있다. 청춘을 바쳐 일한 선생을 이렇게 폐품 취급하는 곳이 대학이다. 참으로 잔혹한 세상이다.

최근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의 일부 조합원들은 정당한 노동력 제공의 대가를 받기 위해 학교를 상대로 퇴직금 지급 요구 소송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2016년 가을에 대구대분회의 조합원이 퇴직금 소송을 시작했고, 얼마 전 경상대 연구교수들도 학교를 상대로 퇴직금과 임금미지급분 지급을 요구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변호사에게 의뢰해 소송으로 대응할 뿐 전향적 해법을 모색하지 않고 있다.

대구대의 경우 노동조합이 소송 전에 공문을 보내어 퇴직금 지급 요구를 했으나 학교 측은 반응하지 않았다. 경상대의 경우에도 공문을 보내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고 학교 측의 관련 입장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별 답변이 없었다. 심지어 연구교수들의 연구원 활동을 노동이 아닌 것으로 간주하는 시각도 존재했다. 그런데, 비정규교수의 연구활동이 노동이 아니라면 정규교수들의 연구활동 역시 노동이 아니다. 책을 읽고 논문을 쓰고 강의준비를 하는 활동들이 다 노동이 아닌 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런 식의 주장은 궤변에 불과하다. 학교 측의 법 위반에 대한 태도도 논란이 될 수 있다. 법 위반이 분명하면 시정하면 될 일인데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잘 몰랐다거나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대응을 한다면 그건 법학을 가르치는 대학의 자세가 아니다. 노동에 대한 감수성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리는 앞으로 퇴직금 관련 문제가 점점 심화될 것으로 보기에, 정부와 국회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처럼 시간급을 받고 일하는 건설노동자조차 건설근로자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퇴직공제를 받고 그 혜택을 점차 넓혀나가려 하고 있다. 여러 사업장(대학)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은 우리는, 정부와 대학이 대부분의 재원을 대어 퇴직기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게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며 일 해 온 장기근무 비정규교수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적인 예의라 본다. 새 정부와 대학은 비정규교수에게 퇴직금을 보장하라.

넷째, 비정규교수에게 사회적 신분인 직장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연구공간을 제공하며, 적절한 참정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는 관련 예산과 법을 손질하라.

아직까지 비정규교수 상당수가 직장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이 또한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는 노동의 특성과 관련법의 맹점 때문에 그렇다. 직장국민연금처럼 3개월 이상 근로계약을 하면 직장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하면 될 일임에도,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10년 이상 우리의 요구를 묵살해 왔다. 새 정부는 같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는 대학이 비정규교수에 대한 일정 기준 이상의 연구공간(학생지도, 휴게공간까지)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그 대학의 연구와 교육 기반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어떻게 대학에 강의하러 온 사람이 제대로 머물 수 있는 공간, 책을 보고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것을 방치할 수 있단 말인가. 정규교수와 대학원생 그리고 학생도 공부할 공간이 별도로 있는데, 왜 비정규교수 대다수는 그런 공간조차 허락되지 않는지 대학과 정부의 존재 이유와 역할에 대해 심각하게 자문해 보아야 할 때이다.

참정권 역시 마찬가지이다. 학생과 비정규 직원을 비롯한 대학의 모든 구성원들은 적절한 수준의 대학 내 참정권을 보장받도록 정부가 제도를 정비해야 할 것이다. 모든 국민은 자신의 공민권을 행사할 수 있음에도 대학에서만큼은 예외가 되는 몰상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사회나 일부 정규교수에게 참정권이 독점된 상황은 민주주의의 원리에 부합하지 않는다. 평등하지도 않다. 즉각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렇기에 국민들로부터 심판받고 퇴출당했다고 본다. 다만 교육 문제, 현재의 비정규교수 문제 하나만 놓고 본다면 새 정부와 국회 역시 중요한 책임이 있다. 알면서도 방조했고, 편법을 조장했으며, 악법 통과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이제 국민이 촛불항쟁으로 열어 낸 봄날을 맞아 우리는 잠시 동안은 새 정부와 여야의 과거 과오를 강조하진 않으려 한다. 우리 또한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여 칭송받는 성공한 대통령을 보고 싶고 그런 기회를 주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교육자로서, 학자로서, 연구자로서, 노동자로서 새 정부에 요구한다. 자유와 정의와 공정을 말하는 새 정부에 당당하게 요구한다. 비정규교수를 빈곤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라. 차별하지 않는 정의로운 대학을 만들라. 정당한 대가를 제공하는 공정한 대학을 실현하라. 그 첫걸음으로써 55년 묵은 교육적폐, 시간강사제도를 폐지하고 올바른 비정규교수 종합대책을 정부와 국회가 국가교육회의와 국회특위를 통해 수립하고 실현하라. 오늘 요구한 내용은 법을 바꾸지 않고서도 할 수 있는 게 대부분이다. 정부예산에 반영하고, 시행령을 개정하고, 정책적으로 노력하면 상당부분을 바로 할 수 있다. 법 개정은 특위를 구성하여 세밀하게 바로 준비하면 될 것이다.

정부와 국회가 화답할 경우 우리는 적극적으로 협의에 참여할 것이다. 함께 올바른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기다릴 시간이 많지는 않다. 시간강사법 시행이 201811일 예정인데다가 2주기 대학평가사업이 중단되지 않아 곧 발생할 대량해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처절한 투쟁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다. 새 정부가 교육적폐 청산과 교육개혁 성공에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요구>

교육연구역량 강화 위해 비정규교수종합대책 수립하라!

국민의 교육권 위해 비정규교수종합대책 수립하라!

대학강사에게 퇴직금을 즉각 지급하라!

대학강사에게 연구보수 즉각 지급하라!

대학강사에게 생활임금 즉각 보장하라!

대학강사에게 직장건강보험 즉각 제공하라!

비정규교수에게 고용안정 즉각 보장하라!

비정규교수에게 법적지위 즉각 보장하라!

비정규교수에게 연구공간 즉각 제공하라!

비정규교수에게 참정권을 즉각 보장하라!

전임교원 강의담당비율지표 즉각 폐기하라!

스승의날 선물로 시간강사제도 폐지하라!

시간강사 폐지하고 연구강의교수 도입하라!

2017511

민주노총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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