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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립희망원 사태 경과와 해결까지 머나먼 여정(2)

 


6월1일 대구시립희망원 운영주체가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에서 전석복지재단으로 교체되었다. 첫 번째 원고에서는 인권유린과 비리 척결을 위한 천주교대구대교구와의 과정과 책임자 처벌 문제를 중심으로 다루었다면, 두 번째 글에서는 대구시의 무능, 무책임, 무기력한 복지행정을 집중 분석한다.
희망원 사태는 2014년 가을 경 대구시 공무원들이 직위를 이용해 희망원에 친인척을 특혜 취업시킨 소위 ‘관피아’ 사건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잠잠하던 희망원 사태는 작년 9월부터 인권유린과 비리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복지농단사건으로 확대되어 일파만파 확산되었다. 그러나 문제해결의 당사자인 대구시는 작년 10월부터 5개월간 특별감사를 했다는 것 외에는 뾰족하게 한 것이 없다. 사전에 예방도 못했고, 20여명의 대규모 감사인력을 투입했다는 대대적 홍보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것이 없는 수박 겉핥기 면피용 부실 감사만 했다.  올해 3월13일 감사결과에 이어 발표한 대구시혁신대책 또한 진작에 했어야 할 대구시 행정조치에 불과했다. 희망원 사태는 대구시 행정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문제인 대통령 공약자료집에도 희망원 포함시켜….

대형복지농단 사건인 희망원의 인권유린과 비리는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대선 후보들에게 전달되었다. 대구지역의 장애운동단체와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전국의 장애운동단체들은 대구와 서울을 중심으로 대선후보들에게 다각도로 희망원 문제해결을 대선공약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 또한 결코 순탄치 않았다. 
그 결과, 대통령으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공약누리집에 ‘범죄시설 폐지 및 탈시설 정책 추진을 위한 시범사업으로 대구희망원 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채택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도 ‘대구시립희망원 사태 해결 및 장애복지사업 적극 지원’을 공식 정책공약으로 발표하였다.
특히,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전국 장애운동단체들은 수용시설 정책 폐지 공약을 요구하며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찾아 공약화를 요구하던 중 경찰과 충돌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사진 ; 4월21일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

문제를 제기한 시민사회단체가 사건 해결까지. 대구시 행정은 뒷짐

대구희망원대책위는 범죄시설을 폐쇄하는 것은 사회복지법이나 장애인복지법 상 가능하며 또 당연하다고 주장한 반면 대구시는 애당초 의지가 없었다. 대구시는 처음부터 새로운 운영재단을 찾아 민간위탁하는 것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대구시는 탈시설을 하려고 해도 기존 복지시설의 비협조로 힘들고, 주거마련은 예산 때문에 힘들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대구희망원대책위와 장애운동단체들은 문제인 대통령 공약자료집에 희망원을 탈시설 정책 시범사업으로 할 것과 범죄시설 폐쇄를 공약화시켰다. 반면, 대구시가 대선 후보들에게 지역 공약으로 요구한 내용은 거의 다 SOC 사업으로 사회분야 요구는 없었다. 왜 대구시는 대구시민에게 인권낙후지역이라는 불명예를 안겨 준 희망원의 문제해결을 대선공약으로 요구하지 않았을까? 탈시설을 위해 수십, 수백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고 하면서도 대구시가 대선공약으로 요구하지 않은 것은 개발중심의 사고에 찌들은 대구시의 구시대적이고 퇴행적 행정 때문이다. 오로지 시민행복을 추구하려면 창조적 사고가 필요하나, 어느 누구도 대선공약으로 희망원 사태 해결을 요구하지도 않았고 나서지도 않았다. 오히려 대구시는 대구희망원대책위와 장애운동단체에게 대선캠프에 더 적극적으로 요구하라는 훈수까지 했으니 주객이 완전 전도된 셈이다.  
인권유린과 비리에 대한 인적청산 문제도 그렇다. 대구시는 계속 운영재단에 권고는 할 수 있어도 권한이 없다고 했다. 만약, 새로운 위탁법인이 고용승계하면 사실상 천주교나 희망원이든 책임지는 사람은 한명도 없게 된다. 그래서 대구희망원대책위는 4월29일 계산성당 농성을 통해 천주교대구대교구와 1차 합의를 하였고, 교구가 이를 지키지 않자 5월22일 천주교대구대교구 본관 농성을 통해 직접 문제를 풀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꼬인 희망원 사태를 푼 당사자는 바로 문제를 제기한 대구희망원대책위이고 대구시는 방관자였다.  인권을 보장하고 사회적 갈등을 풀기 위해 지방정부가 존재하고 공무원에게 시민혈세를 주고 있는데 대구시공무원들의 비용대비 가성비는 그야말로 수준이하였다.

대구시와의 밀고 당기는 협상



희망원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대구시와의 협상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되었다. 올해 들어 갑자기 보건복지국장이 바뀌었지만, 행정의 연속성 상에서 협상은 계속 되다가 대구시가 3월 들어와 앞선 협의내용을 뒤엎고 일방적으로 민간위탁을 하겠다며 대구희망원대책위에 통보함에 따라 협상이 결렬되면서 3월30일부터 천막농성으로 이어졌다. 대구희망원대책위는 대구시의 무책임을 강하게 비난하며 협상라인 교체를 요구해 4월부터 대구시장 보좌관을 중심으로 협상을 제기하였다. 협상의 전제조건은 당연히 책임자처벌이었다. 대구시가 계속해서 책임자처벌 문제를 천주교대구대교구에 떠넘기는 사항에서 천막농성 한 달을 맞은 대구희망원대책위는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어 4월29일 계산성당 연좌농성을 통해 23명의 사표처리 문제를 해결했다. 그러자 대구시와의 협상은 급무살을 타기 시작했고, 대구시는 앓던 이가 빠져 속이 시원하다는 입장이었다. 또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공약누리집에 탈시설과 자립생활 위한 희망원 시범사업 약속도 대구시 협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대구희망원대책위는 5월1일 127주년 노동절을 맞아 대구시 집중투쟁을 선포하고 마지막 협상에 들어갔다. 5월2일 대구시와의 밀고 당기는 협상은 5가지 항목에 합의하고 대구희망원대책위와 420장애인투쟁연대가 공동으로 천막농성하며 구성한 ‘희망캠프’ 대표와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이 서명했다.
합의문에는 ① 희망원 4개 시설 중 가장 작은 ‘글라라의 집’(장애인시설) 2018년 폐쇄 및 타용도 전환(단, 거주시설 제외) ② 2018년까지 희망원 거주인 70명이상 탈시설 및 탈시설 상담조사 실시 ③ 2017년 7월에 대구시 장애인복지과에 ‘탈시설자립지원팀’ 설치 및 운영을 통한 공공전달체계 강화 ④ 1회(3년) 민간위탁한 후 대구시 출자출연기관인 대구복지재단(가칭)을 통한 운영 ⑤ 희망원 운영방향 참여보장 및 상시 협의를 담았다. 대신 적폐청산과 관련하여 부역자 처벌 문제는 천주교대구대교구와 합의한 23명 사표제출로 가름하기로 했다.

(사진 : 5월2일 대구희망원대책위와 대구시 합의서)

협상결렬까지 갈 뻔한 대구시장 서명거부,
16일 대구시장 명의로 보도자료 발표하기로….

5월2일 어렵게 합의에 이르렀으나 갑자기 대구시에서 대구시장이 직접 서명할 수 없다며 버티기 시작했다. 하루 전만 해도 천막농성장에 와서 서명할 수도 있고 공동기자회견을 할 수 있다는 말이 오간 것과 너무나 달랐다. 어렵게 합의한 합의문은 순간 무색하게 되고, 대구시장 서명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대구시는 시민사회와의 합의문을 작성하는 선례를 남기기 싫었는지 시장이 직접 서명한 사례가 없다며 버티었고, 대구희망원대책위는 협상 당사자를 인정하지 않는 행위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대구희망원대책위는 기업이나 단체와 MOU나 합의서를 작성하면서도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켜 장기화되고 있는 사항을 어렵게 합의했음에도 왜 시민사회단체와는 합의서를 작성할 수 없다는 것인지 대구시를 비난했다. 권영진 시장 임기 초에 제기된 신사회협약의 일종이라고 설득했으나 끝내 권영진 시장은 서명하지 않았다. 

긴장감이 맴돌면서 협상결렬 직전까지 갔다. 대구시청 밖에서는 대구시와의 원만한 합의를 예상하고 천막농성 해단식을 준비했으나, 해단식이 갑자기 집회로 바뀌기 시작했다. 결국 대구희망원대책위가 양보하여 대구시를 대표해서 보건복지국장이 서명하는 것으로 합의되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대선 일정 등을 고려 5월16일 쯤 대구시장 사과와 대구시의 향후 대책, 합의서 등을 첨부하여 보도자료 형태로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5월15일 대구시가 발표한 보도자료는 딸랑 A4 2장이다. 보도자료에 대구시의 각종 후속대책 등을 삽입하려면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발표 시기를 늦추었지만, 합의서 내용을 풀어서 나열하는 수준의 보도자료를 발표하면서 시간이 왜 필요했는지도 의문스럽다. 심지어 보도자료에 첨부하기로 한 합의서도 첨부하지 않았다.



6월1일부터 3년 1회 희망원 새 민간위탁 전석복지재단 맡아….

5월12일 희망원의 새 민간위탁기관으로 전석복지재단이 선정되었다. 전석복지재단은 6월1일부터 3년간 희망원을 운영한다. 희망원은 대구시와 희망캠프 합의서에 의해 3년 1회 민간위탁되고, 이후에는 대구시가 출자출연하여 설립한 대구복지재단(가칭)이 운영한다. 즉, 3년 후에는 위탁은 같으나 운영주체가 민간에서 공적재단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대구시는 처음부터 희망원을 민간위탁할 것을 주장했고, 민간위탁만을 금과옥조처럼 신봉했다. 다른 방안에 대해서는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직영은 총액인건비로 인해 어렵고, 기존의 공사공단 등을 통한 운영은 전문성이 없다며 거부했다. 대부분의 인권유린과 비리는 전문성이 있다는 민간복지재단에서 발생했고, 인권침해 당사자는 대부분 복지사 등 직원들인데 지금 와서 새삼스럽게 전문성을 위탁의 잣대로 규정하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또한 민간위탁에 의한 폐혜를 또 다시 민간위탁으로 푸는 것은 해법이 아니라고 대구희망원대책위는 주장했다.

대구희망원대책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는 3월23일 1차 희망원 수탁모집공고를 냈고, 아무도 신청하지 않자 4월20일 2차 수탁모집공고를 냈다. 그런데, 2차 수탁모집공고를 내기 전부터 사전내정설이 흘러나왔다. 대구시가 전국법인으로 확대하여 수탁공고를 냈지만, 인권침해와 비리로 얼룩지고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이 계속해서 공적운영과 진상규명을 주장하고 있으며,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희망원을 아무도 운영하려 하지 않자 대구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가 1차 수탁공고 때에 주요 지역 복지법인에게 위탁참여를 요청했으나 아무도 신청하지 않자 보다 더 적극적으로 지역복지계에 구애를 한 것이다. 요청을 받은 일부 복지계가 희망원 민간위탁에 대해 사전 논의했다는 담함 의혹까지 제기되고, 2차 공고도 나오기 전에 사전내정설이 흘러나온 것은 민간위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치는 불공정 행위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희망원 수탁법인은 3년 1회로 한정했기 때문에 아무런 이득이 없다며 민간위탁기관의 진정성을 믿어 달라고 호소했다. 득도 없는 골치 아픈 시설을 왜 맡을까 하는 합리적 의문은 아직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우리가 맡지 않으면 안 된다는 순수함과 진정성을 호소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이는 많지 않다. 오히려 다른 복지재단은 동료의식이나 진정성이 없어서, 또 지역복지를 걱정하지 않아서 희망원 민간위탁을 신청하지 않았을까?

민간위탁을 줄 곧 반대해 온 대구희망원대책위는 대승적 차원에서 희망원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고자 3년 1회에 한해 민간위탁하자는 대구시 안을 수용했다. 그러나 대구희망원대책위는 이 방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매우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 향후 설립되는 가칭)대구복지재단과 희망원 내 인력운영 문제까지 생각하며 이 문제를 계속 모니터하고 있다.  2018년 글라라의 집 폐쇄가 예정되어 있고, 간부 등 25명 정도이 사퇴한 상황에서 전석복지재단이 인력 운용은 초미의 관심사라 할 수 있다. 

전석복지재단이 시민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방법은 오랜 시간 희망원에 드리워진 적폐를 청산하고 희망캠프와 약속한 ‘대구시립희망원 사태해결을 위한 합의서’의 성실한 이행, 노동조합 활동 보장, 시민사회와의 상시적 협력체계 구축 등에 따라 달려 있을 것이다. 특히, 전석복지재단은 희망원 내 가장 작은 규모의 시설이면서 장애인시설인 ‘글라라의 집’의 2018년 폐쇄와 탈시설, 그리고 인력운용 청사진을 빠른 시일내에 제시하여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또한 지금도 계속 드러나고 있는 인권유린과 비리를 운영재단으로서 진상을 규명할 의지가 있는지가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석복지재단은 운영 첫 주를 보냈지만, 희망원 운영의 청사진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전석복지재단은 복지관, 대구시자원봉사센터 등 20여곳의 복지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사업장 대부분은 민간위탁사업장이다. 정연욱 이사장은 현재 대구사회복지사협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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