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회활동

보도를 통해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우리 노조를 포함한 대학공공성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시간강사법'폐기 등을 위한 노숙투쟁을 시작하였습니다.

청와대 앞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항상 경찰과 신경을 곤두세울수밖에 없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건강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만 시행을 앞두고 있는 시간강사법을 폐기하기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공감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많이 함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비정규교수노조는 금토일 자리를 지키기로 하였습니다.

함께하실 분은 댓글이나 분회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청와대 앞 노숙농성투쟁돌입 비정규교수 특별결의문

우리는 이제 선을 넘는다

학자이자 교육자이자 당당한 노동자들이 절박한 마지막 투쟁을 예고한다!

지금으로부터 70년 전 시인 이용악은 〈기관구에서-남조선 철도파업단에 드리는 노래〉라는 시를 통해 1946년 ‘9월 총파업’의 기억을 다음과 같이 남겼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과 심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피빨이 섰다 집마다 지붕 위 저리 산마다 산머리 우에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의 피빨이 섰다
누구를 위한 철도냐 누구를 위해 동트는 새벽이었나 멈춰라 어둠을 뚫고 불을 뿜으며 달려온 우리의 기관차 이제 또한 우리를 좀먹는 놈들의 창고와 창고사이에만 느려놓은 철길이라면 차라리 우리의 가슴에 안해와 어린 것들 가슴팍에 무거운 바퀴를 굴리자
피로서 물으리라 우리의 것을 우리에게 돌리라고 요구했을 뿐이다 생명의 마지막 끄나푸리를 요구했을 뿐이다
……
며츨째이냐 농성한 기관구 테두리를 지키고 선 전사들이여 불 꺼진 기관차를 끼고 옳소 옳소 외치며 박수하는 똑같이 기름 배인 검은 손들이여 교대시간이 오면 두 눈 부릅뜨고 일선으로 나아갈 전사 함마며 핏켙을 탄탄히 쥔 채 철길을 베고 곤히 잠든 동무들이여
피빨이 섰다 집마다 지붕 위 저리 산마다 산머리 우에 억울한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승리를 약속하는 피빨이 섰다“


잔혹한 대학가, 비정규교수들의 분노는 포도처럼 영근다!

비정규교수들이 처우를 개선하고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하니, 대학 측은 아예 우리의 목줄을 끊어버리겠다 협박을 한다. 사용자측 교섭위원이 대놓고 우리 노동조합을 파괴하겠다고 공언한다. 어떤 교섭위원은 우리들에게 식구가 아니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한다. 단체협약 조인식에서 ‘지난 겨울 여러분이 농성을 할 때, 나는 평소 사람 죽는 것을 많이 봐서 별로 염려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하는 곳이 대학이다. 며칠 전 부산대학교 당국은 대학 최초로 7.4% 임금삭감안을 교섭안 이라고 내 놓았다. 조선대학교는 2016년 임금단체교섭을 아직까지 진행 중이다. 조선대의 교섭안은 아직까지 사실상 없다.
사용자편 일부는 우리 비정규교수들을 ‘쓰레기 같은 것들’이라 부른 적도 있다. 대학 운영에 쓰고 남은 쓰레기, 그들의 눈에 우리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2016년 10월29일 우리 노동조합의 조선대 분회장은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질병 발견 보름도 되지 않아 급성폐암으로 운명을 달리 했다. 며칠 전 그 1주기 추도식을 마친 뒤 우리는 조선대학교 총장실에 ‘우리가 쓰레기면 너희들은 쓰레기통에 불과하다’고 적힌 쓰레기봉투를 투척했다. 오늘 조선대분회는 파업농성 70일이 넘었다. 다른 대학의 우리 조합원들도 이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교육부와 정치권이 강사 대량학살의 주범이다!

이명박 정권 하의 교육부는 강사를 학살하는 대학 판 정리해고법, 강사법을 만들어 입법예고했다. 강사 등 비정규교수들의 저항으로 아직 시행되지 않았지만 강사법의 존재만으로도 2만 명 이상의 강사가 해고 되었다. 거의 매년 말 강사들의 삶은 신산해 진다. 언제 하루아침에 대규모로 해고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강사법은 다른 용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자신들의 권력투쟁에 걸림돌이 되는 사람들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으로 말이다. 2015년 12월에 벌어졌던 서울대학교 성악과 강사 대량해고 사태가 그 단적인 예이다. 지금도 곳곳에서 교수 간 알력이 커지면 그들과 관계있다고 간주된 강사들은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 비정규직이란 이유만으로 피해자가 되기 일쑤다. 학과교수들에게 불리한 일이 생기면 총알받이로 동원되고, 그 과정에서 희생자가 나와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노예와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한다.
그래도 지금까지 이런 문제는 부분적으로 발생하였다. 하지만 강사법은 차원이 다르다. 법령으로 수 만 명을 동시에 해고하도록 강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희대의 악법을 고안한 곳은 이명박 정권 하의 교육부였다. 이의 통과를 주도한 자들은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었다. 민주당도 자신들의 이익 관철을 위해 다른 법안 통과에 강사법을 끼워 팔아주는 형태로 이에 동조했다. 박근혜 정권은 한술 더 떠 강사법을 더욱 개악하였다. 강사 대량학살의 정범(正犯)과 종범(從犯)은 이후 정권을 나눠가지고 있다.
지금의 문재인 정권은 어떤가. 대통령 후보시절 사회적교육위원회에 답변한 내용을 보면 ‘문제점을 알고 있다’고 하면서도 아직 아무런 가시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대선 기간 중에도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았고, 우리가 6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앞에서 주간노상농성을 할 때도 우리 문제를 국정과제에 포함하지 않았다. 일자리위원회의 의제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며칠 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정규직화 대상에도 대학강사들은 전부 원천적으로 배제 당했다. 노무현 정권 때도 마찬가지였다. 2년 이상 연속 근무 시 무기계약화 대상에서 대학강사를 제외한 곳도 노무현 정권이고, 강사의 임금인상을 집권 기간 내내 단 한 푼도 해 주지 않은 유일한 정권도 노무현 정권이다. 그 정권의 유산이 현 정권임을 감안할 때 이와 같은 비정규교수 홀대는 씁쓸하지만 예상했던 귀결이라 하겠다. 문재인 정권에게 우리는 촛불항쟁만 아니라면 고려의 대상조차 안 될지도 모른다.
지난 8월 우리는 세종시에 위치한 정부청사의 교육부 앞에서 약 50일간 천막농성투쟁을 전개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강사법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고 이대로 시행되면 감당하기 힘든 문제가 발생하기에 개선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론사 간담회에서 입장을 표명하였다. 하지만 현재 정세 상 장관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우리가 볼 때는 너무나 명백한 비정규직 차별해소와 정규교원 확충의 문제인데, 이를 난제 중의 난제로 취급하는 의원들이 대다수인 국회 상황이 진짜 문제이기 때문이다. 2018년 1월1일로 예정된 강사법 시행일을 감안해보면 법 개정으로 이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시간이 거의 1개월밖에 없다고 보았을 때, 청와대와 교육부의 즉각적인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 강력한 의지 표명과 대안 제시로 국회의원들과 협력하여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조금이나마 나은 미래를 비정규교수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국가교육회의와 국회에 대체입법을 위한 특위를 만들고, 비정규교수 처우개선 종합대책을 제시하면서 강사법을 즉각 폐기해야만 한다. 시간도 없고 다른 방책도 거의 없다. 청와대가 지금 당장 이 일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문재인 정권은 종범에서 주범으로 격하되고 급격한 지식인층의 이반을 겪게 될 것이다.


2017년 11월, 종말의 시간은 이제 우리에게 선을 넘으라 한다!

분노에 찬 강사들이 노동조합으로 결집한 지 30년, 노조의 합법성을 취득한 지 23년,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으로 발전한 지 16년, 그동안 우리는 수많은 좌절과 패배를 뚫고 절망의 시대를 넘어 여기까지 도달했다. 탄압에 사멸하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을 곁에 붙이며 질기게도 기어이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 토론회, 공청회, 간담회, 협의회, 논문 발표, 여론조사, 언론 투고, TV 시사프램 출연, 기자회견, 차별시정, 소송, 천막농성, 파업, 점거농성, 단식, 삭발 등 거의 매년 안 해 본 것이 거의 없었다. 촛불항쟁의 부산물인 문재인 정권 하에서조차 이와 같은 투쟁은 반복되었다.
특히 지난 5년 간 강사법 때문에 흘린 우리의 피와 땀과 눈물은 기득권을 가진 자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시간강사제도와 강사법과 전임교원강의담당비율지표 등 켜켜이 쌓여 온 적폐의 상처가 새겨진 우리의 가슴은 망울망울 알맹이 져 병마의 손짓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많은 동료들의 가족이 투쟁의 과정에서 해체되었고 몇 명의 다른 동료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갑작스레 우리의 곁을 떠나갔다.
무엇을 더 지키려 투쟁하는가. 우리가 지킬 것이나 있는가.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매 한가지 인데 차라리 이 더러운 세상을 갈아엎는 싸움을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현장 조합원들의 절규가 지도부를 잠들지 못하게 한다. 종말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고통은 깊어지며 아드레날린은 솟구친다. 우리는 이미 임계점에 도달해 있다. 강사법이라는 시한폭탄이 터지기 전에 우리가 먼저 폭발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 우릴 가두고 막아선 모든 선을 넘는다. 대학가에서 자본독재가 그어 놓은 불의와 폭력의 선을 넘는다. 아직은 청와대-정부-국회-대학자본-기득권동맹의 세상이고 우리가 가진 건 머리 큰 몸뚱이뿐이지만, 온 몸 내던져 병들고 부서져도 다시 일어서 마침내 가야 할 인간존중의 세상 그 곳으로 기어코 갈 것이다. 탐욕에 찌든 병든 대학, 독재에 물든 허수아비의 대학 무너뜨리고 인권과 노동권과 자치가 살아 숨 쉬는 대학혁명의 한 길을 갈 것이다. 그걸 가로막는 정치권력이 있다면, 기득권동맹이 있다면 우리는 그 자리에서부터 스스로를 가두어 온 선을 넘을 것이다. 종말의 시간은 무계획의 무차별적인 거침없는 투쟁을 불러온다. 2017년 11월 중순에도 중요한 진척이 없으면 우리는 새로운 정치권력과 자유를 추구할 것이다. 어차피 이제 더 이상 갈 곳도 없고 시간도 없다. 청와대가 마지막이다. 어느 순간이 지나면 우리는 그 선을 넘어버릴 것이다. 새로운 세상을 열 것이다.

2017년 10월30일

촛불항쟁을 넘어 새로운 세상의 건설을 염원하며

민주노총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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