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회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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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위원장 임순광입니다.

오늘은 우리 노동조합이 포함된 대학공공성강화공동대책위원회(대학공공성공대위)가 시간강사법 폐기,사학비리 척결,박근혜식 대학파괴 평가정책 중단,대학의 민주성과 자율성 회복 등을 내 걸며 청와대 옆 청운효자주민센터 앞에서 노숙천막농성에 돌입한지8일째 되는 날입니다.저는 이 글을 농성장에서 쓰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은 시간강사법 폐기를 위해 매일 농성에 결합하고 있고,특히 금요일 밤부터 월요일 아침까지는 농성장 사수를 전담하고 있습니다.각 분회에서 당번을 정해 농성장을 지키고 계시고 수도권의 분회들과 서울지역의 본조 직가입 개별 조합원들도 농성에 함께 하고 계십니다.금요일 농성장 숙박은 영남대분회,토요일 오전부터 저녁까지는 경북대분회,토요일 밤 숙박은 전남대분회,일요일 오전부터 저녁까지는 부산대분회,일요일 밤 숙박은 본조 등에서 담당합니다.각 분회나 본조로 신청하셔서 이 중요하고 긴급한 싸움에 함께 해 주십시오.함께 농성장을 지켜 주십시오.

 

지난11월4일 우리 노동조합 본조 대의원대회에서 중요한 의결을 하나 했습니다.참석 인원3/4이상의 압도적 다수 대의원들이 강사법 대응 전술로‘시간강사법 폐기’를 의결하였습니다.지난 수년 간 그랬던 것처럼 각자의 신념과 근거에 따라 많은 토론을 하였고 표결로써 시간강사법 폐기라는 중대한 결정을 다시 한 번 하였습니다.물론 우리는 시간강사법이 이명박 정권에 의해 만들어지던 초기부터 시간강사법 폐기와 대체입법을 끈질기게 주장해 왔습니다.설계가 잘못되어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하였습니다.이후에도 본조의 대의원대회에서 심의하는 사업계획에 시간강사법 시행 저지나 폐기 등의 내용이 있었고,대외적인 활동에서 다년간 시간강사법 폐기와 대체입법(정부책임형 연구강의교수제 도입)을 외쳐왔습니다.순회 조합원 간담회도 여러 차례 하였습니다.연구강의교수제는2010년부터 노조가 공식 주장해 온 것으로 본조 대의원대회에서 공식 입장으로 의결하였던 대안이기도 합니다.시간강사법 폐기 또한2011년부터 줄기차게 국회에 요구한 내용입니다.시간강사법을 만든 집단의 반발로 아직까지 폐기되지 못하고 유예를3차례 했지만 말입니다.

 

2017년11월 현재,시간강사법 시행 저지를 위해 남은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그래서 매우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정부와 국회와 청와대와 대학사회와 시민사회에 줄 필요가 있었습니다.그 결과가 조합원들이 알아야하고 지켜야 하는 대의원대회 결과로서의‘시간강사법 폐기’전술 의결입니다.지금까지 늘 그래왔지만 앞으로 더욱 시간강사법 폐기를 위해 더 강력하게 싸워야 할 때입니다.이 즈음에서 우리 노조 바깥에서 시간강사법 시행을 주장하는 일부 사람들의 논리에 대해 적절한 반박이 있어야 할 것 같아 몇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우리는 교원법적지위 확보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앞으로도 계속 올바른 방식의 교원법적지위 확보를 위해 싸울 것입니다.다만 현재 시간강사법과 같은 방식으로의 교원법적지위 확보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게 훨씬 많고 설계가 잘못되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 확실하기에 우리는 그걸 거부하는 것입니다.우리가10여 년 전부터 비정규교수의 교원법적지위 확보를 강조해 온 것은 그 교원지위를 통해서 고용안정과 처우개선 및 권리보장을 받기 위해서였습니다.하지만2011년에 통과된 시간강사법은 그걸 모두 부정하는 내용을 담은 문제투성이 법이었습니다.그때부터 우리는 교원지위 확보만 얘기할 것이 아니라 어떤 교원지위냐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게 되었고 그 결과 내실 있는 교원지위를 요구해 왔습니다.알맹이가 없는 교원지위라면 쓸모도 없고,나중에 교원노동시장을 오염시킬 것이기에(교수직의 완전한 비정규직화)그런 엉터리 교원지위 받자고 수 만 명을 해고할 순 없으니 거부하는 게 맞다고 결론 내리고 시간강사법 폐기를 주장한 것입니다.

 

둘째,시간강사법은 강사 대량해고를 유발하는 악법입니다.지금보다 분명히 더 나빠지는 것이므로 악법입니다.악법은 시행하는 것보다 폐기하는 것이 옳습니다.시간강사법이 악법인 대표적 이유는 책임시수1주일9시간 이상의 강제규정(시간강사법에 따른 시행령)에 따라 강의몰아주기가 필연적으로 발생하여 강사의 고용안정,처우개선,신분보장을 해 준다는 입법취지와는 반대의 결과인‘강사 대량해고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또한 시간강사만 대상으로 하는 법이기 때문에 겸임교수나 초빙교수로 문제가 이전되어 강사 대량해고가 이중으로 일어납니다.이 법에 따르면A대학의 강사는B대학에서 겸임교수나 초빙교수가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겸임교수나 초빙교수 등은 이 법에 따른 의무사항이 없기에 대학이 적극적으로 이런 제도를 활용하는 게 필연적으로 일어납니다.이미 이 법의 존재만으로도 지난5년 사이 강사들이2만 명 가까이 해고되었고 겸임교수와 초빙교수의 수는1만 명 이상 증가한 것이 고등교육통계에 나와 있습니다.그리고 지금도 곳곳의 대학들이 시간강사를 초빙교수나 겸임교수로 임의발령내거나 명칭 변경하는 일을 벌이고 있습니다.어떤 이들은 이제 강사가 해고 될 만큼 해고되어서 시간강사법이 시행되어도 별로 해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시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아직6만5천명 이상의 시간강사가 전국의 대학에 존재하고 한 대학에서4~5시간 강의하고 있습니다.인원이 줄면서 담당시간이 늘어난 게 아니고 담당시간마저 줄어들었기에 해고의 위협은 더욱 커집니다.이 법이 시행되면 절반 정도가 추가로 해고될 것은 자명합니다.불을 보듯 뻔 한 일을 눈 감고 부정만 하는 것은 학자나 교육자의 자세가 아닙니다.

 

셋째,시간강사법은 그 시행령까지 이미 확정되어 있기 때문에 법과 시행령이 분리되어 진행될 수 없습니다.즉,법을 먼저 시행하고 시행령을 나중에 고치자는 일부의 얘기는 시행령을 고치기 전에 일어나는 대형 참사,예를 들어 강사 대량해고의 문제를 전혀 해결해 줄 수 없습니다.나중에 시행령을 고친다한들 우리에게 유리한 시행령이 만들어진다는 보장도 별로 없습니다.설혹 운 좋게 괜찮은 시행령이 만들어진다 하더라도,이미 시간강사법 시행으로 쫓겨난 수만 명이 바로 대학으로 돌아온다는 보장은 더더욱 없습니다.아시지 않습니까.밀려나면 다시 들어오기 힘든 곳이 대학 강사 자리입니다.상황이 이러함에도 일단 시간강사법을 시행해 보고 필요하다면 나중에 개선하자는 사람들에 대해 분명이 말해야 할 것입니다.우리는 당신들의‘마루타’가 아닙니다.

 

넷째,시간강사법은 무늬만 교원을 양산하는 엉터리 법입니다.이 법에는‘재정추계’가 없습니다.즉,재원은 대학보고 알아서 마련하라는 무책임한 법입니다.처우개선에 관한 의무조항도 없습니다.이 경우 대학들은 지난 수십 년 간 보인 행태처럼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기에 강사 일반의 처우개선에 그리 도움이 안 됩니다.직장건강보험 적용도 자동적으로 되진 않습니다.관련법의 시행령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입니다.퇴직금 역시 계약기간이1년이라도 자동지급 되는 것이 아닙니다.주15시간의 노동시간이 공식 인정되어야 퇴직금 지급 대상이 됩니다.비록1시간 강의를3시간 노동시간으로 환산해 주는 몇 가지 판례가 있다하더라도,여러 조건이 맞는 강사가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소송하여 승소하거나,제도적 변화가 이루어지기전까지 시간강사법 시행만으로 퇴직금을 일괄적으로 지급받기가 어렵습니다.시간강사법은 강사를 교원으로 하는 법이지만 권리를 자동으로 보장해주지는 않는 법이라서 강의몰아받기를 통해 일을 더하여 임금이 늘어나지 않는 한,강사가 되는 당사자에게 별다른 이득이 없습니다.심지어 대학은 강사에게 시급을 줘도 됩니다.공무원연금적용도 못 받고 공무원이나 제대로 된 교원신분도 아닙니다.말 그대로 무늬만 교원인 셈입니다.반면,강사가 되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규모로 대학에서 쫓겨나는 잔혹한 의자놀이와 같은 정리해고법이 시간강사법입니다.

 

다섯째,시간강사법은 노예해방법이 아니라‘노예학살법’입니다.일각에서 어떤 분들은 강사가 교원지위를 얻으면 노예의 신분에서 해방되며 진정한 시민이 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런 생각이 얼마나 오류가 많은 지 알 수 있습니다.생각해봅시다.제대로 된 교원지위를 갖고 있는 정년트랙 전임교원이 다 진정한 시민인가요?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은 교수회라도 제대로 가입할 수 있는가요?최근 전임교원 확보율에 포함된 국립대 기금교수들은 총장선출권이나 제대로 갖고 있나요?상황이 이러할진대 무늬뿐인 교원지위만으로 노예해방이나 시민권취득 운운하는 것은 지나친 주장 아닐까요.노예해방과 시민권 취득은 주체가 얼마나 투쟁하는가에 달려있지 엉터리 교원지위를 구걸하는데 있지 않습니다.더욱이 그 대가가 수만 명의 다른 사람들을 사회적으로 살인하는 정리해고라면 결코 올바른 길이 아닙니다.시간강사법은 일종의 저임금 강의전담교수제를 한 대학이나 일부 학과가 아니라 전국의 대학에 동시에 강요하는 것입니다.생각해 보시면 알 것입니다.강의전담교수나 비정년트랙 강의초빙교수10명을 뽑았을 경우 강사들이 얼마만큼 사라지는지요.그들보다 못한 처지의 강사를 뽑아 더 나쁜 조건으로 일 시키면서 그 인원을10배 이상으로 한다고 했을 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강제로 일터에서 쫓겨나게 될까요.비정규직노동자 문제 해결 하랬더니 비정규직 절반을 해고해 그 물량을 남은 비정규직에게 잔업으로 떠넘기며 비정규직 문제 해결했다고 자랑하는 게 시간강사법의 원리입니다.이는 개선이 아니라 개악이며 문제해결이 아니라 문제를 더 키우는 것입니다.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노동조합은,자신의 조합원 절반 가까이를 대량해고 하여 조합원이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일부에게 그 노동량을 넘기자는 식의 주장을 해서는 곤란할 것입니다.아직 많은 사립대학과 대부분의 국립대학에는 대량해고가 매우 클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일부만 엉터리 교원지위 받아 저임금강의전담교수 만들자고 수 만 명을 해고시키는 시간강사법을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은 강사의 입장을 대변하지도 않고,노동조합이 취해야 할 선택도 아니며,올바른 교원지위 쟁취 방식도 아닙니다.

 

우리는 지난 수년 간 시간강사법이 초래할 재앙과 같은 수준의 문제점들이 먼저 해결되지 않는다면,결코 이 법을 시행해서는 안 되고 먼저 올바른 방향으로 대체입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우리가 생각하는 올바른 대안은 연구강의교수제입니다. 2년~3년 단위로 재임용심사를 통해 재계약 할 수 있고 생활임금을 보장해주는 제도인 연구강의교수제는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개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핀란드의 경우 프로젝트와 약간의 강의를 병행하는 연구원이2~3년 단위로 재계약합니다.강의만 하는 강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이들의 임금은 노동자평균임금보다 조금 더 많습니다.신자유주의가 고도로 발달한 영국에서조차 강사는2년 단위로 계약하고 임금수준도 낮지 않습니다.독일이나 다른 나라로 가면 더 좋은 제도도 많습니다.지구상 최악의 교원제도라 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시간강사제도는 반학문적이고 반교육직이며 야만적입니다.학문 다양성 확보나 급격한 사회변화에 대응하는 능력 함양에 매우 부적절합니다.학생의 수업권 보호나 국민의 평생교육권 보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비록 완벽하진 않지만 우리 노조의 공식 대안인 연구강의교수제가 현재의 많은 문제를 개선하고 이 나라에 도움이 되는 소위‘글로벌 스탠더드’비전임교원제도 중 하나라 할 것입니다.

 

2017년에 많은 교육운동진영과 노동단체들이 우리의 연구강의교수제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2017년1월 교수·학술4단체와 대학노조 등이 주축이 된<대학공공성 강화를 위한 전국대학구조조정 대책위원회>(현재 대학공공성강화를위한공동대책위원회)가9대 고등교육 핵심의제와 과제에 시간강사법 폐기와 연구강의교수제 쟁취를 포함시켰습니다.민주노총 역시 같은 기간 민주노총 대선요구의제에 포함하였습니다. 2017년2월18일에는1,500여개 단체가 결합하여 박근혜를 탄핵시키는데 크게 기여한<박근혜정권 퇴진과 비상국민행동>의100대 촛불개혁과제 대국민초안에 포함되었습니다,전교조와 학부모회 및 교육단체들이 주축이 된<새로운교육체제수립을 위한 사회적교육위원회(준)>역시2017년2월22일에 주요과제에 포함시켰습니다. 2017년2월28일에는<박근혜 즉시퇴진과 민주평등 국가시스템 구성을 위한 전국교수연구자 비상시국회의>의 새민주공화국 정치사회적 제안에 포함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기,현재의 국회와 새 정부에서 우리가 바라는 대안이 몇 달 안에 그대로 실현될 것이라 보는 것은 낭만적일 수도 있습니다.사용자 측의 저항도 클 것이고 예산도 필요하고 관련 법 개정도 치열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하므로 꽤 긴 시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그렇다고 올바른 대안을 바로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다만, 2018년1월1일 시간강사법 시행을 목전에 둔 지금,우리는2017년 남은 기간에는 많은 것을 내려놓고 담백하게 시간강사법 폐기에 주력하기로 하였습니다.동시에 올바른 방식으로의 교원법적지위부여와 처우개선 및 고용안정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대체입법을 위해 새 정부의 국가교육회의에 특위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할 것입니다.지금 당장 가능한 처우개선책도 제시해 줄 것도 요구할 것입니다.

 

조합원 여러분,

가만히 기다리는 자에게 저절로 주어지는 권리는 거의 없습니다.

함께 싸워야만 악법 시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집행부나 대의원들이 다 하라고 관망해서는 이 큰 싸움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힘을 모아주십시오.

서울로 집중하여 주십시오.

시간강사법 폐기 투쟁에 함께 하여 주십시오.

더 나은 대안 쟁취와 처우개선 및 권리보장을 위해 함께 싸워주십시오.

우리 함께 청와대 인근에서 노숙을 하며 결의를 다집시다.

절박한 자들의 치열한 투쟁만이 이 고비를 헤쳐갈 수 있습니다.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하여2018년에는 좀 더 웃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합시다.

 

2017년11월6일

 

민주노총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위원장 임순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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