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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학문공동체의 위기] <1> 강사법 시행에도 ‘유령’같은 강사들

작년 2학기보다 4042명 줄어… 강의 수는 1.5% 소폭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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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42판수정강사법-박구원기자/2019-10-06(한국일보)
2010년 조선대 시간강사가 처우개선을 호소하며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마련된 ‘강사법’(개정 고등교육법)이 10여년 진통 끝에 드디어 시행됐다. 그러나 대학들은 법 취지를 살려 대학 강사의 처우 개선에 나서기는커녕, 당장의 불이익을 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만 취할 뿐 오히려 강사의 설 자리를 크게 좁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가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3개 주요 사립대와 지방 거점 국립대 등 32개 대학에서 올해 2학기 임용한 강사는 모두 1만3,676명으로 지난해 2학기 1만7,718명에 비해 4,042명(22.8%)이 줄었다. 사립대가 국ㆍ공립대에 비해 감소 폭이 컸으며 대구대(71.4%), 숙명여대(71.2%), 가천대(60.5%) 국민대(56.2%), 고려대(54.4%) 순으로 강사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강사법 시행이 예고되면서 강사 대량 해고가 진행됐던 1학기에 이어 강사법이 시행된 2학기에도 대학 강사들은 혜택을 받지 못한 결과인 셈이다.

강사 규모는 크게 축소됐지만 강의 수는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2개 대학 중 강의 수 자료를 분석한 29곳에서 올해 2학기 개설한 교양 강의는 지난해에 비해 443개(1.7%), 전공 강의는 928개(1.4%) 증가했다. 전체적으로는 8만9,734개 강의 중 1,371개(1.5%)가 늘었다. 강사 외 비전임교원 충원을 통해 강의를 채웠거나, 전임교원의 강의 부담이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일부 대학에선 사전 구조조정을 진행한 올해 1학기보다 2학기에 강사 채용 규모를 비슷하게 유지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도 감지됐다. 32개 대학의 2학기 전체 강사 수는 1학기 대비 1.5% 감소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 또한 교육부가 강사법 후속으로 내놓은 압박성 대책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강사들이 대량해고 위기에 놓이자 교육부는 지난 6월 ‘총 강좌 수와 강사의 강의 비율을 대학혁신지원사업 연차평가 시 전체 배점 중 10% 내외로 반영한다’는 정책 대안으로 제시했다. 대학원생 유치를 위해 BK21 후속사업을 따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서울 주요 사립 대학들은 사업 선정평가에서 학문후속세대 강의기회 제공 및 고용 안정성을 반영하기로 한 것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꼼수로 대응한 대학도 있었다. 성균관대가 ‘박사학위 취득 후 3년 이내의 학문후속세대’로만 국한해 강사를 채용한 것이 대표적. 이를 두고 대학 공동체에서는 “강사의 설 자리는 여전히 줄어들고 신분이 불안정한 겸ㆍ초빙 교수가 강단을 채우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숙명여대는 1학기 때 ‘초빙대우교수’라는 새로운 직위를 만들어내 시간강사를 또 다른 비정규교수로 채용하면서 마찬가지로 꼼수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연세대는 학부생 지도 세미나 강의인 ‘UT 세미나’를 대규모로 신설해 학문후속세대 강사들에게 강의를 맡겼지만, 신설한 UT 세미나의 경우 학문후속세대 강사 채용을 위해 1학점짜리 강의를 급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해영 의원은 “교육부가 재정지원을 하는 만큼 대학은 본격적인 운영 전 강사법 도입취지를 무력화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교육부 또한 2학기 강사 채용 현황을 조사해 대학들이 어떻게 강사법 회피에 나섰는지 분석하고 후속 지원과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출처: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428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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