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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강사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기사승인 2017.06.21  16: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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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정론] 남송우 논설위원/부경대·국문학

  
 ▲ 남송우 논설위원 
 

새 정부가 우선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현안들 가운데 하나가 시간강사 문제다. 몇 년간 유예돼오던 ‘시간강사법’이 폐기되지 않는 한 내년부터 시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법은 2013년 국회가 발의해 제정된 뒤 현장의 반발로 유예됐다가 이후 2014년 1년, 2016년 2년 등 3차례에 걸쳐 4년 간 다시 유예됐다.

이 법의 시행을 앞두고, 당사자들인 시간강사들은 법의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만일 내년에 강사법이 시행된다면, 강사들의 대량해고가 현실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시간강사 처우개선을 위한 시간강사법이 오히려 시간강사들의 고용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실적으로 대학교육의 상당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강사들의 주장을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다. 한 대학에서 그렇게 많지 않은 시수를 담당해온 강사들이 9시간씩 맡는 강사법이 시행되면 현실적으로 시간을 맡지 못할 강사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법의 제정논의를 촉발시킨 것이 강사들의 억울한 죽음이었다는 점에서도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2003년에 서울대 시간강사 백준희 씨의 자살이 있었고, 2008년에는 건국대 강사였던 한경선 씨가 강사료를 절반 밖에 주지 않는 것에 대해 노동부에 진정한 것이 빌미가 되어 임용되지 않자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2010년에는 조선대 시간강사였던 서정민 씨가 강사들의 열악한 처우실태와 임용비리를 유서에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이렇게 시간강사들의 죽음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에서 2010년 10월에 시간강사 교원지위 인정 등 제도개선안을 발표하게 되고, 급기야 국회에서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통해 이른바 시간강사법을 제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안들을 살펴보면, 어떤 형태가 되든 대학의 시간강사법은 시행돼야 하는 필연성을 지니고 있다.

문제는 대학이나 교육부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보다는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수준이란 점이다. 대학은 시간강사들에게 교원의 지위를 부여했을 때, 부담해야 할 여러 가지 부수적인 사안들을 두고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우선은 대학이 감당해야 할 재정부담이 그리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이에 상응하는 예산을 당장 확보해서 대학에 지원해 줄 수 있는 형편은 더더욱 아니기에 대학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쉽지 않은 시간강사법의 현안을 슬기롭게 풀어나갈 수 있는 길은 없는 것인가. 당사자인 시간 강사, 현안을 처리해야 하는 대학당국, 대학의 행정을 지원하는 교육부, 이 삼자가 새로운 공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이 문제를 단순히 시간강사의 문제로만 바라보지 말고, 교육의 근본문제로 생각의 틀을 바꿔야 한다. 다시 말해 대학교육의 정상화와 선진화라는 관점에서 시간강사의 문제를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전임교수든 시간강사든 이들은 모두 학생의 교육을 위해 존재한다는 가장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토대에 논의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현재 대학에서의 시간강사 제도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아직도 존속되고 있는 전임교수와 강사 사이의 갑을 관계를 근본적으로 허물고 전임교수와 동일한 자존감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제도가 우선은 선결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부수적인 여건들 역시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함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이런 차원에서 정부는 시간강사법만 제정할 것이 아니라, 이에 부수적으로 따르는 사안들에 대한 보완책도 함께 마련하는 책임의식을 보여주어야 하며, 대학 역시 대학교육의 정상화 차원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남송우 논설위원/부경대·국문학

남송우 논설위원/부경대·국문학 editor@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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