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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 가구 최저생계비에 못 미쳐/내일신문

2006.10.23 19:22

장세풍기자 조회 수:3546 추천:92

“강의 수준은 동일, 임금은 25%”
155개 4년제 대학 시간강사 실태조사
2006-10-23 오후 4:28:46 게재

3인 가구 최저생계비에 못 미쳐 … 학기별 계약으로 고용불안
이주호 의원 “교육의 질·학문의 경쟁력 위해 대책마련 시급”

강의 비중이 높고 강의평가에서 전임교원과 비슷한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는 4년제 대학 시간강사들이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강의료 수입과 학기단위 계약으로 신분상 불안감은 물론 연구의 지속성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경쟁력 있는 강사들이 학자의 길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고 처우개선, 법적지위 부여 등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고등교육의 질과 학문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이주호(한나라당) 의원은 20일 전국 155개 4년제 대학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간강사 실태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학들이 실시한 강의평가에서 시간강사들의 평가결과는 전임교원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교양과목은 시간강사가 조금 앞서고 교직과목은 전임교원이 약간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전공과목은 학교별·학기별로 순위변동이 일어나는 등 거의 대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들의 시간강사에 대한 강의 의존율(2006년 1학기 기준)도 높아 국공립대는 평균 37.1%, 사립대는 34.6%에 달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국공립대의 경우 △교양과목의 65.5% △전공과목의 29.4% △교직과목의 37.9%를 시간강사들이 담당한다. 사립대학의 경우 △교양과목의 47.1% △전공과목의 30.5% △교직과목의 45.6%를 시간강사들에게 맡기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시간강사 없이 학사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해낼 수 있는 대학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불안, 생활고에 시달려 = 전임교원에 못지않은 수준 높은 강의를 제공하며 고등교육에서 꼭 필요한 존재로 자리잡은 시간강사들이지만 정작 본인들은 생활고와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대학의 전임교원대 시간강사 인건비 비중 격차는 국공립대의 경우 9.0배, 사립대는 7.7배나 됐다. 강의담당 비율을 고려하더라도 전임교원 인건비 비중은 국공립대의 경우 시간강사의 7.1배에 달하며 사립대는 5.1배나 높았다.
이처럼 인건비 비중에서 차이가 큰 것은 시간강사의 강의료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시간강사들의 시간당 평균 강의료는 국공립대가 3만9960원이며 사립대는 3만605원이다.
국공립대 중 시간당 강의료를 가장 많이 지급하는 경북대도 시간당 4만6000원 수준이고, 사립대 중 가장 많이 지급하는 한국정보통신대는 5만원 수준이다. 시간당 강의료가 2만원 이하인 대학도 대신대, 명신대, 건동대, 진주국제대 등 4개교에 달했다.
강의시간이 평균에 근접한 시간강사(국공립대 5시간, 사립대 4시간, 전문대 2시간 등 주 11시간 기준)의 강의료 수입은 연간 1080만원, 월평균 90만원으로 전임강사의 1/4 수준에 그쳤다.
이 액수는 2006년 기준 단신가구 표준생계비(민주노총 월평균 146만2944원, 한국노총 150만4168원)에 훨씬 못 미칠 뿐 아니라, 3인 가구 최저생계비(월평균 93만9849원)보다도 적다.
시간강사 2/3가 전업강사이며 97%가 30대 이상이고, 3/4이 기혼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생계를 유지하기도 어려운 수준이다.
전임교원과 시간강사의 임금격차는 사립대에서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으나 국공립대에서는 오히려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주호 의원은 “시간강사는 특수한 교과목 운영, 담당 교수 휴직·해외 파견 등으로 인한 공백 보충을 위해 필요한 제도임에도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과 차별대우에 허덕이고 있다”며 “시간강사가 대학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볼 때 교육부는 시간강사에 대한 실태와 처우 등을 정확히 파악해 지위와 처우에 대한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 공간도 제대로 없어 = 후생복지와 연구활동 지원에서도 시간강사들은 최악의 대우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에 따르면 사립대는 물론 국공립대에서도 시간강사들은 의료보험, 퇴직금 등 사회보장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또 대학들이 학기단위 계약을 고수하고 있어 서울대, 이화여대, 선문대를 제외하고는 방학 중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시간강사들의 연구를 위한 공동연구실은 국공립대의 경우 116명 당 1개꼴이며 사립대는 136명 당 1개꼴에 불과했다. 사실상 학내에서 연구 활동을 하는 것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강의준비와 학생상담을 위한 시간강사 전용휴게실은 국공립대가 104명 당 1개, 사립대가 69명 당 1개에 불과하다.
특히 시간강사 전용공간이 단 한곳도 확보되어 있지 않은 대학도 강원대 삼척캠퍼스, 서울시립대, 한국교원대 등 7개교에 달한다.
임순광(36)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경북대분회장은 “시간강사들은 국공립대 강의의 38.3%를 담당하고 있지만 인건비 비중은 7.1%에 불과하다”며 “인권보호와 고등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대학강사에게 법적교원지위를 부여해야한다”고 말했다. 임 분회장은 또 “황우석 사태에서 볼 수 있듯 불안정한 신분적 제약으로 인해 기존 연구를 비판적으로 접근하거나 지도교수의 잘못된 지시를 거부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04년 “전임교원이 담당하는 업무는 시간강사의 그것과 똑같지는 않지만 강의 이외의 활동 부분 중 상당수는 시간강사 또한 수행하는 것”이라며 “학사업무나 기타 업무의 차이로 인해 5배 이상의 격차를 두는 것은 합리적 차이가 아니라 차별”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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