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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사회학과 대학원생 지지성명서

2004.10.24 19:57

resol 조회 수:2874 추천:114


유령의 후예들이 떠돌고 있다.


  시간강사, 혹은 보따리 장수라 불려지는 경북대의 '비정규직교수'들이 스스로를 유령이라 고백했다. 그렇다면 오늘, 사회학과 대학원생 모두는 우리 스스로를 유령의 후예로 고백할 수밖에 없다. 경북대학교의 불성실 교섭을 규탄하며 대학교육개혁을 위한 천막농성에 돌입한 비정규직 교수들은 대학원생의 선배이며 학문적 동지이다. 그리고 비정규직 교수들의 현재가 우리 대학원생의 미래이다. 비정규직 교수의 현재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결국 대학원생인 우리의 미래도 생계해결과 학문적 열정 사이의 번뇌만 남을 뿐이다.

  얼마 전 피켓을 목에 걸고 일인시위를 하는 비정규직 교수에게 인사를 건네는 학생을 보았다. 학생과 비정규직 교수 모두 환하게 웃고 있었다. 강의실에서는 교수님’으로 불려지지만 쉴 곳도 연구할 곳도, 하다 못해 출석부 하나 쟁여둘 공간 하나 없이 떠도는 유령. 그 유령이 학생들 앞에 유령이 아닌 역사적 실체로 우뚝 서기 위한 순간을 우리는 보고 있다. 한국의 대학교육에서 유령이 되어왔고, 유령이길 강요당했던 시간강사의 착취제도를 깨부수고자 몸으로 부딪치고 그것 자체가 공부임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결코 절망할 필요가 없다.

  학부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취업을 걱정하고 대학원에는 사람이 비어가고 경북대학교 전체는 활력을 잃었다. 대학이 대학답지 않고 대학원이 대학원답지 않아서 생긴 결과이다. 더불어 살기보다는 약육강식의 생존방식을 주입시키며, 제대로 가르치는 것을 고민하기보다는 싸게 가르치는 방법만을 찾아 헤맨 결과가 지금의 경북대학교 현실이다. 지방 국립대의 서러움만을 강조하며 정부의 재정지원을 타내려 온갖 편법을 동원하는 학교당국의 교육대책으로는 더 이상 경북대학의 희망을 찾을 수 없다. 경북대가 살 길은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강의를 제공하는 것임을 학교당국에 강력히 제언한다.  

  현재 비정규 교수들은 경북대 대학 강의의 60%를 담당하고 있다. 이는 달리 말하면 대학에 다니는 4년동안 듣는 전체 강의 중 절반 이상이 비정규 교수가 담당한 과목들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비정규 교수들의 현실은 수강 학생들과 제대로 된 토론이나 다양한 강의교재를 활용할 만한 물적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한 두 과목으로는 생계비 마련이 묘연한 상황에서 이곳저곳을 떠돌며 강의를 하는 대다수 비정규 교수의 현실은 수업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학교 당국은 비정규직 교수의 안정적인 강의여건을 마련, 강의의 질을 높여 학생들의 학문적 토대가 두터워지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경북대학교의 미래전망을 밝게 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며 국립대의 위상에 걸 맞는 처신일 것이다.

  인문사회과학의 비판정신을 실천하려는 사회학과 대학원생으로서, 수많은 학부학생들의 선배로서, 비정규 교수들의 후배로서 경북대학교의 비정규직교수노조와의 불성실교섭을 규탄하며 대학교육개혁을 위한 한국비정규직교수노조 경북대분회의 무기한 천막농성을 적극 지지하며 연대를 결의한다.  

-돈 보다 교육이다. 수강인원 축소하고 폐강기준 완화하라!
-교육3주체 참여하는 교육환경개선위 설치하라!
-비정규직 교수에게 4대보험과 1년 계약 월급제를 보장하라!
-대학안의 착취제도 시간강사제도 개혁하라!


2004년 10월

경북대학교 사회학과 대학원생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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