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노동부의 입법예고안을 비판하며 총력투쟁을 결의한다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과 남용은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사회 문제이다. 이 문제는 대학내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나고 있다. 정규직 교수와 동일한 자격을 가지고 동일한 노동을 함에도 불구하고 대학강사로 대표되는 비정규교수들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심각한 차별을 받고 있다. 대학은 신분 보장을 해 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부리기 좋고 비용부담도 적은 비정규교수들을 양산하였고 정부는 사실상 이를 묵인하여 현재 전국적으로 8만 여명이 불합리한 제도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도를 넘어선 몰염치한 착취제도에 대해 국가인권위는 2004년 6월, “대학 시간강사는 전임교원과 비교하여 근무조건·신분보장·보수 및 그 밖의 물적 급부 등에 있어서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고, 그 차별적 대우는 합리성을 잃은 것이어서 헌법상 기본권인 평등권 침해의 소지가 있으며, 또한 결과적으로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도 훼손될 우려가 있어 조속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교원인적자원부장관에게 시정을 권고한 바 있다. 국회에서도 2006년 2월과 6월에 각각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과 열린우리당 이상민 의원이 대학강사에게 교원지위를 보장함으로써 대학내 정규직과 비정규간의 차별을 완화하고 학문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발의하였다. 또 다른 의원도 비슷한 수준의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사회가 좀 더 성숙해져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4월 19일 노동부가 발표한 「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시행령 제정안에 담긴 ‘계약직 2년 이상 종사자 정규직화 대상에 대학 강사 중 박사학위 소지자 제외’와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시행령 개정안은 몇 가지 점에서 이런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관련 법안은 그 자체가 허점 투성이로 문제의 본질인 비정규직 사용을 막기보다 오히려 남용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미 고착화된 차별적 요소를 제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둘째, 관련 시행령을 제정함에 있어 ‘전문가’를 포괄적으로 해석하고 ‘파견업무’를 대폭 확대하여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보호망에서 배제되고 있다. 더 나아가 합리적 차별의 기준 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고 차별시 처벌 조항도 지나치게 약해 보호 자체가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셋째, 전문가 판단 기준이 단순히 직업이나 자격증 정도로 제한되어 합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설정되었다 보기 어렵다. 특히 지금까지 전문가 대우를 전혀 받지 못해 수 많은 차별과 저임금에 시달리면서도 대학 교육의 절반 가까이를 정규직 교수 못지않게 충실히 담당해 온 대학 강사를 단지 박사 학위 소지자란 이유만으로 정규직화 대상에서 제외시켜버리겠다는 결정은, 실질적 평등의 개념조차 없이 실태 파악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자행한 폭력적 행정편의주의라는 비판뿐 아니라 사용자측의 압박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넷째, 박사학위 소지 여부가 정규직화 대상에서 제외되는 기준이 될 경우 형평성에 문제가 제기될 뿐 아니라 학문 발전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노동부의 기준대로라면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이라야 정규직화 대상이 되는가? 어렵게 10여년간 노력하여 박사 학위를 취득한 사람들을 우대하기는커녕 오히려 차별한다면 그 누가 대학에서 연구에 정진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4월 19일 노동부가 발표한 입법예고안을 단호히 거부하며 ‘박사학위자 정규직화 대상 제외’에 대한 노동부 관계자의 즉각적 사유서 제출과 노동부-비정규교수노조 공청회 시행을 요구한다. 아울러 아래의 요구를 내 걸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치열하게 싸울 것임을 선언한다.

하나. 대학강사는 노동자다. 우리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 모두 노동력 제공의 대가를 정당하게 받아야 한다고 본다. 노동자들을 분할 경쟁시켜 노-노 갈등을 유발시킴으로써 그 대가 지불을 최소화하려는 비정규직 양산 정책에 반대하고, 열악한 정규직 노동자의 처우개선 또한 요구한다.


하나. 대학강사는 교육자다. 우리는 원래 교원이었다. 대학강사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우리들의 교원지위가 박탈당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 해결의 단초도 교원지위획득에 있다. 고등교육의 질 향상을 희망하는 모든 세력들은 대학강사들의 교원법적지위회복에 나서 줄 것을 촉구한다. 특히 국회의원들은 본회의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줄 것을 요청한다.



하나. 대학강사는 지식인이다. 우리는 양극화와 빈곤 심화, 저출산, 삶의 질 저하가 총자본 주도의 신자유주의 정책의 결과라 보고 탈신자유주의 대안 수립과 집행을 위해 앞장 설 것이다.



2007년 4월 20일

한국비정규교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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