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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 노동 확산하는 고등교육법 개악 저지 농성 투쟁 돌입 기자회견문

비정규직 확산의 암세포이자 악의 축, 대학 시간강사 제도와 그 아류(초빙교수, 겸임교수, 기금교수, 강의전담교수, 비정년트랙교수제 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다. 2003년 5월에 서울대 백 모 연구교수가 유리 상자에 갇힌 비정규직 학자의 삶을 비판하며 학교 뒷산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2008년 초엔 건국대의 한 모 강의전담교수가 차별에 견디다 못해 목숨을 끊었다. 2010년 5월엔 서 모 강사가 대학 강사의 생활고, 교수직을 사고파는 추악한 현실, 정규 교수에 의한 억압과 수탈의 참상 등을 고발하며 자결하였다. 이들 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시간강사제도의 희생자도 많다. 이들이 생을 마감하면서 염원했던 것은 제대로 학문 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차별 철폐와 평등권 보장, 생활임금과 고용 안정 그리고 교권 이었다. 이 모든 것은 ‘비정규 교수의 내실 있는 법적 교원 지위 쟁취’와 맞닿아 있다. 그렇기에 죽은 자를 추모하고 산 자를 위해 투쟁하는 올바른 방향은 교원 법적 지위를 온전하게 쟁취하는 것이다. 그 방법은 이미 국회에 계류 중인 ‘연구강의교수제’(2010년 10월 권영길 의원 대표 발의)나 교수3단체가 주장하는 ‘국가교수제’로 제시되어 있다. 이 두 가지 안은 비록 선발의 주체는 다르지만 국가의 교육 책무를 강조하고 재원을 정부가 대며 안정적인 학문 활동을 위해 교권과 처우를 보장하라고 요구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유사하다.

  그런데 무늬만 교원, 반쪽짜리 교원이 아니라 진짜 교원이 되기 위해서는 법을 제대로 만들어야 하고 반드시 관련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모든 대책은 기만일 수밖에 없다. 예산 확보 없는 반값등록금 공약을 믿을 수 없듯이 예산 확충 없는 처우 개선 역시 불가능하다.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국립대 법인화도, 기간제강의전담교수제도, 산학협력교원제도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기만 할뿐이다. 바람직한 대안은 정부가 고등교육 재정을 OECD 평균 수준으로 확충(지금보다 5~6조원 증액)하여 등록금도 대폭 인하하고, OECD 평균 수준에 도달하게끔 전임교원을 대폭 추가 선발하고, 시간강사제도를 철폐하면서 연구강의교수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오랜 세월 대학에서, 국회 앞에서, 교과부 앞에서 농성, 1인 시위, 집회를 하며 대학의 불안정노동 철폐, 대학의 기업화 저지, 고등교육재정 확충과 교육 공공성 확보를 외쳐 왔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우리의 이런 고등교육 개혁 의지를 산산이 짓밟는 것도 모자라 지난 3월 22일, 비정규 교수들을 더욱 고통으로 밀어 넣는 잔혹한 정부 개악 안을 기만적인 형태로 내놓았다. 정부 개악 안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교원 외 교원’이라는 표현이었다. 고등교육법 14조2항에 명시된 교원 범주(원래는 전임교원을 의미하는 범주로서 총장, 학장, 교수, 부교수, 조교수, 전임강사까지 포괄함)에 전임강사를 빼면서 강사를 집어넣어두고, 그 아래의 법조문에 ‘강사는 교원 외 교원’이라고 함으로써 어지간한 국어 실력으로는 무슨 말을 하는지(강사가 진짜 교원인지 아닌지) 알 수 없게 만드는 사술(詐術)을 교과부가 부렸다. 시간강사제도 폐지, 강사에 대한 처우개선, 교원 지위 부여, 계약기간 연장, 불체포 특권 보장 등의 표현을 대동한 교과부의 미혹(迷惑)에 빠져 조중동 같은 언론사들은 받아쓰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보도만 일삼으며 사실상의 공범(共犯)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교과부와 청와대는 4대강 사업에서처럼 곡학아세(曲學阿世)의 기치를 높이 올리고 무조건 통과의 한 길로 나아가고 있다. 참으로 히틀러가 울고 갈 추진력이다.

  더 나아가 교과부는 국민을 우습게보고 사기극을 일삼고 있다.

  첫째, 교과부는 시간강사제도를 폐지한다고 선언하였으나 교과부 자료를 잘 살펴보면 ‘시간강사제도가 그대로 유지’된다. 시간강사의 이름만 강사로 바뀌는 것뿐이다. 시간급을 받는 강사가 시간강사인데 시급제는 가만히 두고 이름만 강사로 바꾸었다고 시간강사제도가 폐지된다고 한다면 그건 ‘사기’에 다름 아니다!

  둘째, 처우개선이 되려면 관련 예산이 수반되어야 한다. 하지만 국립대 전업강사에 대한 강의료 인상안 발표 이후 오히려 정부가 각 국립대로 보낸 강의료 항목의 액수가 줄었다. 이는 여러 언론에서 보도된 바 있다. 관련 예산이 줄어들었다면 정부 차원에서 강사에 대한 처우개선을 한 것이 아니라 처우개악을 한 것 아닌가! 돈을 올리라고 했으니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발뺌해서는 곤란하다. 대학들은 돈을 아끼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구조조정(강좌 자체를 줄이거나, 강사가 주로 담당하는 교양과목을 필수에서 제외, 전임교원에게 초과강사료를 주면서 강사 대체, 최대수강인원을 늘리거나 폐강기준을 강화시켜 강좌 수 축소, 졸업이수학점 줄여 강좌 수 축소, 처우 개선 해 줄 의무가 없는 비전업 강사로 전업 강사 대체 등)을 할 것이고 이는 곧 다수 비정규 교수에게 피해를 입히며 교육환경을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2005년도에 교과부는 각 대학에 연구보조비를 시간당 2,500원 인상한다고 공문을 보낸 바 있다. 그런데 당시에도 서류상으로만 인상이었지 실제 예산은 각 대학에서 만들어내야만 했다. 참으로 교과부의 하는 행태가 가관이다. 대학으로 재정 문제를 이전시켜놓고 자신들이 무언가 대단한 처우 개선을 하는 것처럼 생색내는 것도 모자라 관련 예산까지 줄여 놓는 정부 관료들의 뇌 구조가 궁금하다.

  셋째, 교과부와 한나라당이 강사에게 부여한다는 교원지위는 결코 온전한 것이 아니다. 이런 교원 지위 받으려고 우리가 싸워 온 게 아니다. 교원 외 교원으로 강사를 규정하여 각종 연금법 적용에서 제외하고 교권 부여를 대부분 배제하는 법조문을 고등교육법에 명시한 것은 시간강사를 교원으로 신분 상승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전임강사를 시간강사의 지위로 격하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더욱이 1년짜리 저임금 기간제강의전담교수(교육전담교원)나 연구원(산학협력교원)도 교원으로 간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교원이 교육이나 연구만 담당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변경)도 이번 정부 개정안에 담겨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결국 정부안은 시간강사의 처우를 개선하지도, 교원지위를 제대로 부여하지도 않으면서 기존의 교원만 시간강사나 저임금 기간제 노동자로 전락시키는 심각한 개악 안이다. 초․중․고등학교와 다른 공공부문에도 이런 껍데기 공무원제도가 양산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역대 최악의 개악 안이다.

  지금까지 수도 없이 대안을 제시해줬건만 이명박 정부는 소통은 고사하고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상황을 나쁘게 만들고 있다. 시간강사제도를 철폐하라고 주장했더니 전임강사를 사실상 시간강사로 만들겠다고 한다. 비정규 교수에게 교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더니 그나마 있던 정규 교수 자리마저 줄이고 있다. 한 술 더 떠 시간강사제도로도 성이 안 찼는지 이제는 1년짜리 교육전담교원(사실상 기간제강의전담교수제)과 산학협력교원(사실상 연구원)을 전임교원의 범주에 포함시키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가히 고등교육을 파탄 내는 '교육재난' 정부이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도 책임을 면할 길 없다. 그는 국회의원 시절에 국가가 재정을 대어 사립대 비정규 교수까지 지원하는 법안, 비정규 교수의 교권이 제한되지 않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하지만 장관이 되고 나니 국회의원 시절은 까맣게 잊었나 보다. 더욱이 이주호 장관은 2010년 10월에 비정규교수노조와 만난 자리에서 분명 기간제강의전담교수제 도입을 철회한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지금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1년짜리 교육전담교원제도와 산학협력교원제도는 무엇인가? 참으로 믿을 수 없는 부류의 사람들이다.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소통하지 않는 정부의 귀를 열 방법은 거리로 나서는 것뿐이다.
  대학의 선생들마저 거리로 내 모는 참혹한 정권에 맞서 진보 세력의 편에 서서 적과 싸울 바리케이드를 쳐야 한다.
  개선책을 내라는데 개악 안으로 화답하는 자들에게는 이제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총선과 대선이 바로 코앞이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투표라는 회초리에 담아 가짜 서민 세력, 사이비 민주 세력에게 퍼부어야 한다.
  히틀러의 충견이었던 아이히만이 전범 재판에서 하던 변명인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를 되뇌는 교과부 관료들을 단죄하기 위해, 국회에서 세금 축내며 나라를 파탄 내는 자들을 몰아내기 위해, 제 입신양명에만 눈이 멀어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적들에게 팔아넘기는 얼치기 가짜 민주세력을 뿌리 뽑기 위해 우리는 이 자리에 다시 섰다. 짧지 않은 노상 농성을 다시 시작한다. 6월 16일에는 2010년에 이어 두 번째 비정규 교수대회도 여기서 개최할 것이다. 우린 국회로도 갈 것이다. 토론회든, 집회든, 선전전이든 그 무엇이든 이 정권과 교과부와 한나라당과 사이비 민주세력에 맞서 치열하게 준비할 것이다.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투쟁의 기억을 무기로 대장정의 길을 다시 떠날 것이다. 전국적 조직화와 연구 투쟁을 통해 반드시 교과부 관료들과 이주호 장관과 국회의 반민중적 세력과 이명박 정권을 다양한 방식으로 끝까지 단죄할 것이다. 양심이 있다면 올바른 교육 철학을 가졌다면 이주호 장관과 이명박 대통령은 즉각 잘못을 인정하고 정부 개악 안을 철회한 뒤 제대로 된 교원 지위를 부여하는 대안을 하루빨리 제시하라!

시간강사제도 철폐하고 고등교육재정 확충하라!
등록금과 교원임금 국가가 책임져라!
비정규 교수도 사람이다. 생활임금 보장하라!
비정규 교수도 선생이다. 교권을 보장하라!

2011년 6월 7일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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